오늘 이야기는 캄보디아의 교통 범칙금에 대한 것입니다.
한국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교통정책(??) 때문에 애를 먹곤 합니다.
요즘 제가 가장 많이 걸리는 경우는, '전조등'입니다.
이 나라에선 낮시간 동안 전조등을 켜 놓고 있으면 경찰이 살포시 불러줍니다.
그리고는 현지인은 1,000~5,000리엘..
외국인은 8,000~10,000리엘, 좀 심한 경우는 20달러(80,000리엘)을 부르기도 합니다.
물론 흥정 가능합니다. ㅎㅎ
두번째는 좌회전 금지, 일방통행... 뭐 이런 것들입니다.
표지판이 작고, 낡아서 잘 안보입니다. 캄보디아인들도 불평을 하더군요. 표지판이 너무 작다고...
한번은 프놈펜 기차역을 지나갈 일이 있어 좌회전 해서 들어갔더니 경찰이 잡더군요. 거기서 좌회전 금지라고...
그래서 표지가 없었다, 못 봤다 했더니 한 경찰이 저를 데리고 가 표지판을 보여주는데, 글쎄 그게 눈에 안보이게 끝 차선에 설치되어 있더군요.
암튼, 재미있는 나라입니다.
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이게 아니고,
캄보디아 교통 범칙금은 우리나라와 달리, 현행법상으로는 50% 정도는 경찰 주머니로 들어간다고 하는군요.
그러니까, 딱지를 끊으면 딱지를 끊은 그 경찰에게 50%를 떼주고 나머지는 교통 시설교체, 경찰서 수리 등으로 쓰는 거죠.
그리고 내년에는, 범칙금을 대폭 올리고, 그 중 70%를 경찰 개인에게 떼주기로 법을 개정했답니다.
내년부터는 운전할 때 진짜 조심해야 겠군요.
그런데 왜 이런 방식으로 운영할까요??
캄보디아인들의 대답은 항상 똑같습니다. 월급이 너무 적어서...
그럼 월급을 올려 주면 되지 않니? 그 대답도 똑같습니다. 나라가 너무 어려워서 올려 줄 수 없다.
경찰뿐만 아니라, 다른 공무원들 모두 월급이 그닥 많지 않지요.
그런데 이런 공무원들의 월급은 이들의 세계관을 반영합니다.
만달라라고 불리는 이 세계관은 캄보디아 뿐만 아니라, 동남아시아에 보편적인 세계관 유형이라고 하더군요.
앙코르 왓 역시 이 만달라 시스템을 구현해 건축되었다고 보면 됩니다.
또, 대부분 사원을 건축할 때, 땅에 묻는 시마돌도 이 구조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합니다. (나중에 꼭 참여관찰을...ㅋ)
만달라 구조는 중심을 이루는 하나, 그리고 그 중심을 둘러싸고 있는 8개의 점들로 이뤄져 있습니다.
그리고 이들의 관계는 한국과 같은 지배와 종속의 관계가 아니라, 상대적인 자율성이 보장된 관계라고 합니다.
이게 어떤 면에서는 중세 시대의 봉건제와 비슷한 겁니다.
국왕이 한 영주에게 영지를 하사하고 그곳에서 왕 노릇해라. 대신 내가 부르면 와서 전쟁하는 거, 일하는 거 좀 도와주고, 세금 제때 내면 된다.. 이런 제도요.
그런데 이 봉건제도는 국왕과 영주간의 충성, 맹약 이런 것들을 밑에 깔고 있는데, 동남아는 그런 게 좀 약합니다.
윗 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의 이익으로 엮여 있는 일종의 계약 관계라고 하는군요.
즉, 경찰이나 공무원이 정부에 고용되어 있는데, 그게 이익을 나눠 먹는 관계로 맺어져 있다는 것이지요.
사실, 범칙금의 70%를 경찰 개인에게 떼주는 건, 국가 입장에서도 이익이 됩니다.
교통법규를 위반해 경찰에 단속되면 100이면 100, 협상을 합니다.
미안하다. 못 봤다. 늦어서 그랬다. 혹은 깜빡하고 안가져왔다.
그럼 경찰도 협상을 하죠. 그럼 커피 값만 주고 가세요. 밥을 먹어야 하는데 밥 값이나 좀 주세요 등...
나 역시 한번도 범칙금 딱지를 끊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 정확히는 모릅니다.
그런데 제 친구 한 명은 협상을 거절했더니 우선 범칙금 딱지를 끊고, 차를 끌고 가 버리더랍니다.
언제까지 어디로 와서 차를 찾아가라, 안그러면 보관료 더 물어야 한다.. 하면서요.
사람들이 길에서 협상을 하는 것이 그게 더 수월하기 때문이죠.
반면, 국가측에서는 이럴 경우 범칙금 수입이 거의 없게 되기 때문에, 경찰 개인에게 좀 더 주더라도 제대로 딱지를 끊어주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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